여행 및 맛집

기타큐슈 고쿠라의 밤, 나만 알고 싶은 돈코츠 라멘 '이시다이치류 오가타야'

어떤날의 온도 2026. 4. 8. 18:26

 

기타큐슈 여행 첫날, 조용한 골목에서 만난 위로

기타큐슈 공항에 내려 고쿠라역 근처 숙소에 짐을 풀고 나니 어느덧 저녁 8시. 하루 종일 이어진 이동으로 몸은 천근만근이었지만, 이대로 첫날을 보내기엔 아쉬움이 컸습니다. 화려하고 북적이는 맛집도 좋지만, 혼자만의 시간을 온전히 즐길 수 있는 조용한 식당이 간절해지더군요.
그렇게 구글 지도를 뒤적이다 발견한 곳이 바로 '이시다이치류 오가타야(石田一龍 小倉魚町店 おがた家)'입니다. 우오마치 상점가 메인 로드에서 살짝 비껴난 곳에 위치해 있어, 마치 숨겨진 아지트를 찾아가는 기분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현지인들만 아는 2층의 비밀 공간


식당은 건물 2층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계단을 오를 때까지만 해도 '맛이 없으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앞섰지만, 문을 여는 순간 그 고민은 사라졌습니다. 관광객의 소음 대신 현지인들의 낮은 대화 소리만 들리는, 그야말로 '로컬 맛집' 포스였거든요.
식사하는 내내 한국인은 저뿐이었을 정도로 로컬 색채가 짙었습니다. 혼자 여행 온 이방인에게 이보다 더 편안한 혼밥 장소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아늑한 분위기였습니다.


라멘 1위의 위엄, 육수 한 입에 녹아내린 피로

이곳의 본점은 일본 라멘 대회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다고 합니다. 메뉴판이 온통 일본어라 당황할 수도 있지만, 당황하지 마세요. (나중에 알았지만 한국어 메뉴판도 있다고 하네요!) 저는 번역기의 도움을 받아 '연한 육수(빨간 접시)'와 시원한 병맥주 한 병을 주문했습니다.

  • 진한 육수(검은 접시): 묵직하고 강렬한 맛을 원하는 분들께 추천
  • 연한 육수(빨간 접시): 깊으면서도 깔끔한 뒷맛을 선호하는 분들께 추천

곧이어 나온 라멘의 비주얼은 압도적이었습니다. '연한 버전'임에도 불구하고 육수의 밀도가 상당하더군요. 한 입 들이키니 돼지 사골의 깊은 풍미가 입안 전체를 감쌌습니다. 잡내 하나 없이 고소한 감칠맛, 그리고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차슈와 탄력 있는 면발의 조화는 그야말로 완벽했습니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완벽한 한 잔

시원한 병맥주를 곁들이니 그날의 피로가 씻겨 나가는 기분이었습니다. 진한 국물과 맥주의 조합은 언제나 옳지만, 낯선 여행지에서 즐기는 이 여유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이었죠. "이게 진짜 일본 로컬의 맛이구나"라는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오늘의 기록을 마치며  : 이런 분들께 강력 추천!

  • 프로 혼밥러: 눈치 보지 않고 조용히 미식에 집중하고 싶은 분
  • 육수 진심파: 가벼운 국물이 아닌, 뼈 속까지 진한 돈코츠의 정수를 맛보고 싶은 분
  • 로컬 분위기 성애자: 뻔한 관광객 맛집 대신 현지의 공기를 느끼고 싶은 분

기타큐슈 여행 중 고쿠라역 근처에서 잊지 못할 저녁 한 끼를 고민하신다면, 고민 말고 이시다이치류로 향해 보세요. 저 역시 다음 여행에서 다시 한번 이 골목을 찾게 될 것 같습니다.


📍 위치: 기타큐슈 고쿠라 우오마치 상점가 인근 🍜 특징: 라멘 대회 1위 본점의 내공, 혼밥 최적화 분위기